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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살까?
벌써 7월 4주차다. 코로나19 여파로 학교는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유례없는 개학 연기에서부터 온라인 수업, 격주 등교까지. 각종 행사는 물론이고 방과후수업, 수련활동, 수학여행, 교원 평가의 중단까지.. 일상 수업에서도 모둠 활동은 전면 지양되고 모두 시험대형으로 앉아 일제식 강의 수업을 듣고 있다. 학생들은 늘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업을 듣고 일상 생활을 하고 있으며, 급식소에서도 한 자리씩 띄워 앉아 조용히 밥을 먹고 나간다. 하지만, 쉬는 시간에는 교외에서 즐겁게 서로 이야기하며 활력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는 듯하다. 교사인 나로서는 솔직히 지금 이 상황이 좋다. 적당한 거리감이 있는 교사와 학생간의 관계. 지나치게 교사 개인의 삶 속으로 들어오지 않는 학생과 그런 분위기가 나는 솔직히 반갑다...
빈 교실에 앉아 온라인 강의를 찍고 잠시 쉬고 있었다. 고등학교 교무부장 선생님께서 복도를 배회하시다가 우리반 교실에 왔다. 지역진로진학협회에 같이 나가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하셨다. 가고 싶다. 나도. 그래서 가보기로 했다. 코로나 사태가 끝나면 반드시. 그리고 일단 가입했다.여러 활동을 해보고 싶지만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아니, 스스로 기회를 만들 수 없었고, 만들지도 않았다. 기간제 교사라서. 언제 그만둘지 모르니까. 늘 내게 꼬리표처럼 붙은 핑계는 똑같았다.간서치 이덕무처럼 나도 기회를 잡기 위해 기다리는 중이다. 나도 펄펄 날고 싶다.
그리스 신화에 보면 '라미아'(Lamia)라는 반인반수의 여자 괴물이 나온다. 제우스가 사랑한 여인이었으나 헤라여신의 질투로 아이를 잡아 먹는 괴물이 된 케이스다. 후대의 역사 기록에서 보면 라미아는 젊은 남성을 유혹해 정기를 빨아 먹는 악령 내지는 꽃뱀으로 묘사되고 있다. 라미아는 우리 문화에서 보면 일종의 도깨비다. 사람을 잡아 먹는. 한편으로 우리 문화에서는 사람을 도와주기도 한다.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도깨비는 언제나 사람을 홀리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신통방통한 능력을 지녔다. 이처럼 동서양의 역사와 관념이 다른 만큼 라미아가 우리의 도깨비와는 꼭 같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내가 여기서 주목하고 싶은 것은 오늘날의 '대중과 진실'의 관계다. 라미아에 대한 언급과 기록은 소크라테스에게서도..
올해 근무했던 직장에서 만난 인연들 중 젊은 사람들끼리 연말에 만나서 회식을 했다. 좋은 시간이었고 좋은 친구들을 만들 수 있어서 좋았다. 응원을 아끼지 않고 좋은 기운을 주는 사람들을 만나고 있노라면 내가 그래도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최선을 다한 나에게 칭찬을 아끼지 말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는 겸허하게 받아들이자. 모든 노력이 잘될 거라는 보장과 기대는 없다. 그저 올 한해가 아무 성과가 없었던 것은 절대 아닌게 분명하다. 인생은 어쩌면 길다.
오늘은 나에게 운동을 시켜주기로 했다. 축구없인 못살던 나였는데, 이게 공부 때문인지 나이 때문인지 내 열정을 조금 갉아 먹더라. 그래도 요즘은 압박없이 그저 즐겁게 공을 찬다. 예전엔 지는게 싫어서, 누구보다 잘 하고 싶어서, 씩씩거리며 투명의 적을 만들어 놓고 그렇게 경기를 했던 것 같다. 지금은 편안하게 정말로 즐길 수 있다. 더욱이, 예의바르고 매너 좋은 상대팀을 만나면 그 날 하루가 어찌나 행복하고 상쾌하며 뿌듯한지. 문자 그대로 이루 말로 표현할 길이 없다. 풋살을 하면 대개는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오늘도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났는데, 운동 후에 늦게까지 치킨도 먹었다. 부모님께서 내 몸과 두 다리를 정상적으로 나아주셔서 나는 오늘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단지 공을 찰 수 있다는 것만..
오랜만에 밤늦게까지 축구를 봤다. 내일 휴일이기도 하지만. 오늘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공부한 나에게 선물을 준 것.. 그러나 요즘 내가 볼 때면 항상 경기는 잘 풀리지 않는 게임이다. 그래서 지루했다. 심지어 번리 홈에서의 경기였고 90분 동안 제대로 된 공격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마지막 코너킥 상황 92분에 골이 들어갔다. 0:1로 이겼다. 축구가 이렇듯.. 인생도 마찬가지다. 모든 것은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기분 좋게 잠잘 수 있겠다^^~ * 인생은 코시엘니처럼!
올해 2월 3일에 먹었던 마음이 약해지는 것 같다. 활력이 되었던 일이 이제는 버거움으로 다가온다.. 사람 참 간사하지. 지금껏 잘해왔는데. 날짜는 다가오고 일은 바빠지고 역량은 계속 한계에 부딪치고. 지금껏 많은 공부를 했고 많은 일을 했다. 이 두려움의 근원이 뭘까. 한달정도 바빴던 것? 여유를 부렸던 것? 계획을 실행하지 못했던 것? 어느 하나라고 꼬집어 말할 수가 없다. 복합적인 것 같다. 1학기 서부, 남부교육청 수업 토요프로그램 어린이체험 한마당 토요야간프로그램 가족방학프로그램 추석행사 2학기 북부 교육청 수업 벡스코 대한민국 교육기부 박람회행사 10월 장기프로그램, 개항 140주년 11월 학부모교실, 전시아카데미 설날 행사 앞으로 남은 일은 이것 뿐인데 .. 공부는 하던 대로 해왔던 대로 하..
은근 걱정도 많이 했고 실제로도 힘들었던, 특히나 순간의 능력이 요구되었던 배화학교 교육 프로그램을 마무리 하면서 평소 존경하던 동료 선생님께 선물을 받았다!! 그저 감사하고.. 또 행복하다^^ 선물과 표현이 이렇게 타인을 기분 좋게 할 수 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또 한 번 생각한다. 나는 좋은 선생이 될 수 있을까? 여전히 나도 모르겠다. 그저 의식적으로 계속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Mental representation!
어제 21시쯤 잠자리에 들었다가 방금 4시즈음에 일어났다. 꿈에서 거북이가 나왔고 어찌나 크던지 아직도 생생해서 잊혀지지가 않는다. 꿈 속에서 거북이는 내 방 작은 테라스 쪽 물건을 이것저것 쌓아둔 곳에서 우연히 발견했다. 친구인 찬이가 우리집에 놀러와서 함께 있었는데, 어쩌다가 물건 정리를 하다보니 거북이가 얼굴을 내밀고 쳐다보는 게 아닌가.. 순간 얼마나 놀랐는지 뒤로 나자빠졌던 것 같다. 그리고 거북이가 불쑥 튀어나왔는데 크기가 내 15인치 노트북만 했다. 친구는 거북이를 버려야 한다했고 제빨리 베란다 창문을 열어 던졌는데 이상하게 우리집 방충망에 걸려서 다시 팅겨나와 집안으로 들어왔다. 그치만 방충망을 열어 다시 내던졌는데, 우리 집은 높은 층이었지만 꿈에선 2층 정도로 묘사된 것 같았다. 거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