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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살까?
부모들이 가치관 교육을 놓아버렸지만 아이들은 매 순간 다양한 가치관을 접하고 받아들이고 있다. 그 과정을 통해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인간은 왜 살아야 하는지, 무엇이 옳고 그른지, 어디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지 배운다. 부모 역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이에게 가치관을 전달한다. 부모의 생각이 아이에게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삶의 방식, 매순간의 선택과 반응이 아이에게 가치관으로 전달된다. 지금 우리는 부모로서 아이에게 무엇을 전달하고 있을까? 부모의 행동은 종합되어 아이에게 다가간다. 아이도 단순하지 않다. 단편적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전체로서 부모를 본다. 자기가 경험한 것뿐 아니라 주변 다른 사람의 해석에도 영향을 받는다. 다만 부모의 의도는 전달되지 않는다. 아이는 경험한 것만 느..
#1 단순히 필기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얻도록 훈련하는 것이 아니라 두 발로 대지를 단단히 딛고 서서 자신의 존재를 긍정하고, 자신을 항상 연마하여 자기실현에 도전하는 아이, 분명한 의지를 갖추고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아이, 대자연을 경외하고 주위와 조화를 이루며 전체 가운데 적절하고 조화롭게 자신의 위치를 확보하고 인생을 즐길 수 있는 아이, 감수성과 창조성이 풍부하고 호기심이 왕성하여 창조의 기쁨을 아는 아이, 이러한 아이로 키울수 있는 교육이 바람직하다. #2 압축적 근대화가 추진되는 동안 학교 교육은 지식 전달 중심의 수업이 이루어졌다. 교사는 교과서의 지식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학생은 순응적으로 지식을 받아들이면서 서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것이다. 이를 얼머나 잘 수행하였는..
평소 삶의 '태도'를 중요하게 여기던 내게, 운명처럼 다가온 책이다. 뉴스를 보던 중 베스트셀러에 대한 소개로 스쳐 지나갔던 장면에서 나는 라는 제목이 확 와닿았다. 2022학년도 여름 방학에 꼭 읽겠노라 다짐하던 차에 학교 내 사회과 모임에서 사제동행 독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결정되었고, 나는 서슴없이 이 책을 선정하며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평소 축구를 좋아하고 책 읽기를 좋아하던 내게 안성맞춤의 책이었던 것이다. 임용 합격 후 삶의 목표를 제대로 설정하지 못하고 어영부영 나은 아들을 키우며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사는 대로 생각하며 지내던 나에게 정신적인 휴식을 줄 지도 모르는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여름 방학 중 단 며칠 만에 책을 읽었고, 읽는 도중 울컥하기도 했다. 책을 읽으며 ..
셰익스피어라는 인물은 이름만 들어도 대부분 알고 있는 극작가인 만큼, 너무나도 유명하지만 실제로 그의 많은 작품을 읽어본 사람은 드물 것이다. 나 또한 과 정도만 곁눈질로 읽어 봤을 뿐... 이번에 읽었던 는 책 두깨도 얇고 복잡하지 않은 구성 때문에 쉽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번역이 잘 되어서 그렇겠지.. 내가 감히 원문을 읽을 능력은 없으니까.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건 간단하다. 인생은 배신과 불의, 나쁜 놈들도 가득하지만 역시나 착하고 선한 이들도 있기에 그래도 살아볼 가치가 있다는 것. 결국 선이 악을 관용으로써 이긴다는 것!? 사실 한편으로는 종교적 관점에서 본다면 너무나도 이상적인 내용이기도 하다. 그러나 당시 셰익스피어가 살았던 시대가 16~17세기라는 점을 감안해 볼 때, 그러..
"젊을 때 성실하게 애쓰고 노력하는 것은 기초 체력 쌓기 같은 거라서 몸과 정신에 각인될 수 있을 때 해놓지 않으면 훗날 진짜로 노력해야 할 때 노력하지 못하거나 아예 노력하는 방법 자체를 모를 수 있다. 잘될지 잘되지 않을지 모르지만 젊은 시절 최선을 다해 노력했거나 몰두한 경험이 없이 성장해버리면 헐렁한 어른이 되고, 만약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했을 때 '이건 나의 최선이 아니었으니까'라며 마치 어딘가에 자신의 최선이 있다고 착각하면서 스스로에게 도망갈 여지를 준다. ...... 노력하면 바라는 모든 것을 이룰 거라고 장담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최선을 다한 사람에게는 적어도 최선을 다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그 나름의 보상이 주어진다. 게다가 열심히 노력하는 일은 주저앉아 한숨만 쉬거나 세상을 원..
2년 전, 전역하면서 선물로 받은 책. 이제껏 읽을 여유도 없었고 별 흥미도 가지 않아 고이 간직하고 있었지만 에피소드 하나씩 읽어 보려 한다. 총 41개의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 이 책을 다 읽을 때 쯤이면 좋은 선생이 되어 있기를 바라며....
. 역사교육의 이론 (양호환 외 4명, 2009) 일명 '청록책'이다. 표지가 청록색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노란책, 파란책, 갈색책, 검은책에 산재해 있던 논의들이 마침내 역교론의 이론으로써 교원양성기관에서의 교재로까지 활용되기에 이른다. 물론, 기존의 책들 역시 대학에서 활용되었지만, 청록책은 그간의 이론들을 일목요연한 목차에 의해 재편집하고 재구성하여 다시 배열함으로써, 녹색책과 함께 대표적인 개론서로 자리매김 했던 것 같다. 수록내용의 대강은 역사학과 구분되는 역사교육학의 개념과 특징, 연구영역들과 논의의 쟁점, 역사이해의 방법, 역사설명이론, 역사적 사고에 대한 논의 등을 담고있다. 앞으로 별도의 글에서 소개하겠지만, 이 책은 기 출간된 서적들과 함께 병렬적으로 읽으면 효과가..
공부를 할수록 얄팍한 지식이 쌓여가고, 이것을 단순 구조화하고 암기하는 식의 학습에서 벗어나 좀 더 높은 차원의 앎을 위해 생각을 정리해보려 한다. 역사교육론(이하 역교론)은 역사학의 교과교육학으로써 교직을 준비하는 학습자들이나 현장에서 수업을 하는 교사 내지 강사들에게 유용한 학문이다. 중등임용시험을 준비하는 이른바 '임고생'에겐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나는 역교론이라는 학문을 순수하게 혼자서 공부해가고 있다는 것을 미리 밝혀둔다. 오늘 이후 수시로 업로드될 역교론에 대한 내용에서 내가 잘못 이해한 내용이나 이해의 깊이가 부족한 부분이 분명 있을 것이다. 지식이란 어차피 논의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타당하므로 혹시 우연히 누군가 읽게 될 경우, 아낌없는 피드백을 주길 바랄 뿐이다. 우선 오늘..
며칠 전 거사를 치르고 제법 여유가 생기자 나는 선물로 고이 간직하고 있던 (2015)을 집어들었다. 내가 황석영님을 만난 건 햇수로 따지면 10여년은 족히 넘었지만, 그의 글에 대해 공감하며 감동을 느낄 수 있었던 건 스무살이 넘어서였다. 그녀를 처음 본 것은 아마도 대학교 2학년 2학기 수업이었던 것 같다. 항상 맨 뒤에 혼자 앉아서 수업을 듣곤 했는데, 전공수업인 만큼 같은 과이겠거니 했으나 내가 아는 바로는 도무지 몇 학번이고 누구인지 알 길이 없었다. 형준이 형도 마찬가지였다. 저런 사람은 처음본다고. 그때까지만 해도 부전공이나 복수전공을 하는 타과 사람이겠거니 했다. 고대 지중해세계 수업을 진행할 때만해도 강의실에는 에어컨 공기가 가득했지만, 중세시대가 끝날 때 쯤 창밖엔 이미 은행잎이 연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