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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살까?
여자가 만드는 남성 옷을 모든 남자에게 입히고 싶다는 디자이너 이희은씨. 아마도 광고 배너에서 한 두번쯤 봤을 것 같다. 나 역시 그 경로로 인해 알게 됐으니까. +_+ 여튼 얼마 전에 서로 다른 슬랙스 두 장을 주문했다. 역시나 대만족! 사실 작년에 비회원으로 고무줄 허리로 된 정장바지 같이 생긴 녀석을 산 적이 있었는데 공부할 때 꽤 편하게 잘 입고 다녔다. 요즘도 가끔 후리게 입고 나갈때 입는 편이다. 어쨋든 이번에 구매한 두 장의 슬랙스를 공개한다. 보시다시피 허리에 딱 알맞고, 조임도 없다. 핏하게 입으면 앉았을 때 허리와 배가 불편하기도 한데, 여기서 산 바지는 그런 느낌이 별로 없다. 또 하나는 슬랙스로 샀는데 입고 보니 그냥 기장이 딱 맞는 여름용 정장바지가 되어 버렸다. 수선비도 ..
. 역사교육의 이론 (양호환 외 4명, 2009) 일명 '청록책'이다. 표지가 청록색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노란책, 파란책, 갈색책, 검은책에 산재해 있던 논의들이 마침내 역교론의 이론으로써 교원양성기관에서의 교재로까지 활용되기에 이른다. 물론, 기존의 책들 역시 대학에서 활용되었지만, 청록책은 그간의 이론들을 일목요연한 목차에 의해 재편집하고 재구성하여 다시 배열함으로써, 녹색책과 함께 대표적인 개론서로 자리매김 했던 것 같다. 수록내용의 대강은 역사학과 구분되는 역사교육학의 개념과 특징, 연구영역들과 논의의 쟁점, 역사이해의 방법, 역사설명이론, 역사적 사고에 대한 논의 등을 담고있다. 앞으로 별도의 글에서 소개하겠지만, 이 책은 기 출간된 서적들과 함께 병렬적으로 읽으면 효과가..
공부를 할수록 얄팍한 지식이 쌓여가고, 이것을 단순 구조화하고 암기하는 식의 학습에서 벗어나 좀 더 높은 차원의 앎을 위해 생각을 정리해보려 한다. 역사교육론(이하 역교론)은 역사학의 교과교육학으로써 교직을 준비하는 학습자들이나 현장에서 수업을 하는 교사 내지 강사들에게 유용한 학문이다. 중등임용시험을 준비하는 이른바 '임고생'에겐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나는 역교론이라는 학문을 순수하게 혼자서 공부해가고 있다는 것을 미리 밝혀둔다. 오늘 이후 수시로 업로드될 역교론에 대한 내용에서 내가 잘못 이해한 내용이나 이해의 깊이가 부족한 부분이 분명 있을 것이다. 지식이란 어차피 논의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타당하므로 혹시 우연히 누군가 읽게 될 경우, 아낌없는 피드백을 주길 바랄 뿐이다. 우선 오늘..
2014년 4월 16일 전역을 두 달 앞둔 시점이었다. 내 기억을 더듬어 보면, 그 날은 과장님들이 아침에 여단장실에서 회의를 했던 것 같으니까 아마도 수요일이 아니었나 한다. 나는 화학장교랑 지휘통제실에서 상황대기를 하고 있었는데, YTN 뉴스에서 세월호 침몰 사건이 보도되었고 마침 회의를 끝내고 지통실로 들어오던 작전과장님과 정보과장님 지원과장님도 TV를 보자마자 한동안 멍하니 지켜보기만 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가 아마도 9시 30분 채 안되었을 때였던 것 같다. 그때만해도 분명 전원구조가 가능하다는 보도가 있었고 난 그러할 줄 알았다. 그러나 점심시간, 간부식당에 방영되는 TV 속 내용에는 여전히 인원파악 중이라는 안내문구가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내가 보기에 세월호는 이미 바다 속에 90퍼센트는 가..
충격적이다. 2016년 4월 23일 방영된 대학교 내 가혹행위는 가히 상식이 없는 행위이고 인간에 대한 존엄을 무시하는 부끄러운 행위다. 얼차려, 선배에게 압존법 사용, 전화예절, 전통이라는 이름 아래 자행되는 다양한 행위들 등등은 '보안'이란 이름으로 나의 대학교 3학년 시절 밥먹듯 자행,강요되던 행위와 비슷했다. 그러나 이것은 군대라는 조직에서 지휘자로 임관하기 전 인내심과 단결력, 상관에 대한 팔로우십을 익히기 위한 일종의 통과의례였던 것 같다. 물론 지금은 당연히 이런 일들은 앞으로 없어져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장교훈련 중에 그러한 인내심과 복종심, 동기애 등은 충분히 배양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이 이미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학교 50기수는 후배 51기에게 전..
며칠 전 거사를 치르고 제법 여유가 생기자 나는 선물로 고이 간직하고 있던 (2015)을 집어들었다. 내가 황석영님을 만난 건 햇수로 따지면 10여년은 족히 넘었지만, 그의 글에 대해 공감하며 감동을 느낄 수 있었던 건 스무살이 넘어서였다. 그녀를 처음 본 것은 아마도 대학교 2학년 2학기 수업이었던 것 같다. 항상 맨 뒤에 혼자 앉아서 수업을 듣곤 했는데, 전공수업인 만큼 같은 과이겠거니 했으나 내가 아는 바로는 도무지 몇 학번이고 누구인지 알 길이 없었다. 형준이 형도 마찬가지였다. 저런 사람은 처음본다고. 그때까지만 해도 부전공이나 복수전공을 하는 타과 사람이겠거니 했다. 고대 지중해세계 수업을 진행할 때만해도 강의실에는 에어컨 공기가 가득했지만, 중세시대가 끝날 때 쯤 창밖엔 이미 은행잎이 연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