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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알고싶다 대학교 군기문화 (부제: 전통이라는 이름의 가혹행위)

역사하는사람 2016. 4. 25. 03:17

충격적이다. 2016년 4월 23일 방영된 대학교 내 가혹행위는 가히 상식이 없는 행위이고 인간에 대한 존엄을 무시하는 부끄러운 행위다.

얼차려, 선배에게 압존법 사용, 전화예절, 전통이라는 이름 아래 자행되는 다양한 행위들 등등은 '보안'이란 이름으로 나의 대학교 3학년 시절 밥먹듯 자행,강요되던 행위와 비슷했다. 그러나 이것은 군대라는 조직에서 지휘자로 임관하기 전 인내심과 단결력, 상관에 대한 팔로우십을 익히기 위한 일종의 통과의례였던 것 같다. 물론 지금은 당연히 이런 일들은 앞으로 없어져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장교훈련 중에 그러한 인내심과 복종심, 동기애 등은 충분히 배양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이 이미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학교 50기수는 후배 51기에게 전통이라는 이름하의 가혹행위를 되물림하지 않고 그것을 없애버렸다. 우리는 실컷 당했지만..)

그러나, 오늘 방영된 내용은 그야말로 무식하고 비상식적인 짓거리다. 이것은 교육도 아니고 훈육도 아니며 단지 알량한 힘을 자랑하는 수준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물론 자유를 누리는 대한민국 캠퍼스 내에서 민간인에게 훈육은 가당치도 않다) 도대체 군대를 다녀오지도 않은 여자들이 군기는 무슨 군기를 말하는 건지? 그리고 남자들 또한 복학생은 결국 군대 간부나 선임병에게 당한 것들, 보고 배운 것들을 어설프게 모방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군대와 목적 자체가 다르다. 군대는 유사시에 그야말로 목숨을 담보로 지휘를 하고 명령을 따르는 조직이므로 지휘체계가 확실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제식훈련을 반복해서 하는 것이고, 팀웍을 해치는 개인행위는 분대, 소대, 중대, 대대, 연대, 여단 등 부대 전체의 사기와 전투력 심지어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군기라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일반인들에게 군기란 웬 말입니까? 오히려 남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방법, 이른바 배려와 존중, 의사소통능력, 협업심 등을 기르고, 다양성을 인정해야 할 것인데, 선후배간의 위계질서를 강조하고 심지어 학과 조교나 교수님들 조차 이를 방관하는 것은 대학 교육체계가 위험에 이르렀다고 해석할 수 있다. 잘못되도 한참 잘못된 거다. 물론 모든 대학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이것이 오늘날 사회문제로까지 붉어진 이유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통해서 연구되어야 할 하나의 문제이나, 이에 대한 세부적인 논의는 내 능력 밖이므로 생략한다.

집합이나 얼차려 한 번 주기 위해 후배들에게 강압적으로 전파하고 에너지를 소모하며 서로 얼굴 붉힐 시간에, 선배가 후배에게 학교 앞 맛집에서 밥한그릇 혹은 술한잔 더 사주거나 선후배간 같은 취미활동을 함께 하는 것이 훨씬 낫다. 그리고 이러한 소통의 장을 통해 타인과 상호작용 하는 방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나는 이게 성인들이 관계를 맺는 가장 좋은 기초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우스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가장 결정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교육의 테두리 안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들은 교육자에게 일정 책임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어찌 그 학생들만의 잘못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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