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살까?
역사교육학(역사교육론) 서적 소개/특징 (2/2) 본문
<6>. 역사교육의 이론 (양호환 외 4명, 2009)
일명 '청록책'이다. 표지가 청록색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노란책, 파란책, 갈색책, 검은책에 산재해 있던 논의들이 마침내 역교론의 이론으로써 교원양성기관에서의 교재로까지 활용되기에 이른다. 물론, 기존의 책들 역시 대학에서 활용되었지만, 청록책은 그간의 이론들을 일목요연한 목차에 의해 재편집하고 재구성하여 다시 배열함으로써, 녹색책과 함께 대표적인 개론서로 자리매김 했던 것 같다. 수록내용의 대강은 역사학과 구분되는 역사교육학의 개념과 특징, 연구영역들과 논의의 쟁점, 역사이해의 방법, 역사설명이론, 역사적 사고에 대한 논의 등을 담고있다.
앞으로 별도의 글에서 소개하겠지만, 이 책은 기 출간된 서적들과 함께 병렬적으로 읽으면 효과가 좋은 것 같다.
<7>. 한국역사교육의 동향 (양호환 편저, 2011)
일명 '동향책'은 서울대학교 교육대학원 역사교육과 학부생들이 교수님과 수업을 진행하며 다뤘던 이른바 연구사적 정리이다. 그간 역사교육이론 연구자들도 상당수 배출되었고 그에 따른 연구성과도 괄목할만한 정도로 축적되어, 연구사의 동향정리가 필요했던 시점이었던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군에 입대하면서 막 보기 시작했는데, 당시의 수준으로는 감당할 수 없었던 기억이 있다. 이 서적은 임용 초수생에겐 적합하지 않으며, 시간이 많고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고 싶은 대학교 학부생에겐 학문적 연구를 하기에 적합하다고 본다.
본래 학문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연구동향을 정리하며 논의의 개괄적 흐름을 살펴보는게 기본이다. 물론 이는 함께 공부할 동학자들이 있거나 지도교수님이 있을 때 유용하다. 거듭 강조하지만, 이 서적은 역교론에 대한 기본 내용지식을 습득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고 차라리 안보는 것만 못하다고 할 수 있다. (경험상 조언임....)
한편, 재수 이상 임용생들에겐 그간의 역교론 내용지식을 살펴보고 좀 더 깊은 이해에 도달하기 위한 '첫단계'로 유용하다. (임용시험이 11~12월에 시험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1~3월 초반까지 읽어 내는게 좋은 것 같다)
<8>. 역사교육의 입론과 구상 (양호환, 2012)
일명 '입론책'이지만, 나는 '흰색책'이라고 부른다. 내가 가장 감명깊게 읽은 책이고 꾸준히 손이 가는 책이다. 양호환 교수님의 역교론 연구 성과와 노력, 고민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아마도 짐작컨대, 대학원 과정에서 위의 연구사적 동향을 정리하면서 전체적으로 생각을 가다듬으신 후, 기왕의 연구 성과들을 다시 손질하여 하나의 체계로 구성하신 듯 하다. 노란책에서부터 이 책에 이르기까지 차분히 읽어내다 보면,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직관이다. ㅋㅋ
이 책에서는 역사교육학이 역사학의 교과교육학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처음의 고민과 이론적 논의들에서부터 시작해서 교원양성에 대한 문제도 언급하고, 심지어 역사교육과 관련된 시사적인 여러 담론들도 소개하는데 거기에 작용하는 이데올로기성이라든지 특정 주체들에 의해 지식이 권력화되는 것은 아닌지 등의 성찰까지 담고 있다.
내가 보기에 이 책에서 양호환 교수님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결국 역사화의 중요성이며, 선택되고 배제되는 역사적 사실, 지식들이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역사교사들이 말이다. 그래서 역사교사의 역사인식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고 하겠다. (내 생각)
'흰색책'의 이러한 논의는 결국 한창 개발되고 있는 국정화교과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에 대한 잡다한 생각은 차후 본격적으로 다룰 것이다)
<9>. 역사과 평가의 이론과 실제 (최상훈 외 7명, 2012)
일명 '평가책'이다. 앞서 녹색책과 검은책이 출간되었기 때문에 비록 표지가 녹색과 검은색을 띠고 있다고 하더라도 색깔과 관련된 별명을 얻지 못했다.
역교론에서 전문적인 평가와 관련된 개론서가 있어야 하지 않나 싶던 차에 출간된 것 같다. (물론 이론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일찍이 진행되고 있었겠지만) 평가책은 실제 평가문제를 만들 때 참고할 지침서 및 체크리스트 역할을 한다고 본다. 문항출제를 아무 원칙없이 하는 것이 아니라 바람직한 작성방법이 있다는 것을 소개한다.
목차만 보면, 이론편과 실제편이 나누어져 있는데(마지막으로 사례편도 있는데 여기서는 외국의 평가시스템 사례를 소개), 이론편에서 다루는 내용은 사실상 파란책과 녹색책에서 일정부분 다루어졌던 내용이다.
이 책이 특히 앞으로 평가에 관한 지침서로 본격 활용되기 위해선 (물론 지금도 잘 활용되고 있지만) 수행평가에 관한 서술이 더욱 구체화되어 전문적으로 다룬 개정판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지금도 부족함은 없지만, 교육과정상 앞으로 학교교육에서 수행평가의 비중이 상당해지므로 이에 대한 이론 연구자들의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에 대한 노력은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 (관련 연구들의 사례나 표본을 수집하기 위해 최상훈 교수님과 역사과 현직교사들간의 공동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
중등임용시험을 준비하는 임고생이라면, 이론편 전부분과 실제편에서 서술형 및 수행평가 부분은 읽어봐야 하지 않나 싶다.
<10>. 역사교육 새로보기 : 복합의 시각 (강선주, 2015)
최근에 나온 책이다. 사실 마지막 개론서로 이영효 교수님의 <역사교육 탐구>를 선정할까 고민했지만 (아주 조금) 여타 개론서들과 겹치는 부분이 많고, 이영효 교수님의 중요 논문이 위의 대표적인 개론서에 실려있기 때문에 제외했다. 대신 강선주 교수님을 택했는데, 출간된지 얼마 안된 싱싱한 녀석이다. 갈색책과 녹색책에서 '세계사 교육내용 구성원리 및 방안'과 '현장학습'과 관련해서 활발히 연구하고 계시는 강선주 교수님의 연구성과물이라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포스트모더니즘에 따른 새로운 경향이 역사교육과 연구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미시사적 관점에서의 생활사, 여성사, 신문화사 등을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
임고생이라면 굳이 안봐도 되겠지만, 마지막 부분의 박물관 현장교육에 대한 장단점 정도는 보면 좋을 것 같다.
이상으로 역사교육학에 관한 대표적인 서적 10권을 대강 소개했다. 이 서적들을 읽어내는 방법은 다음 글에서 별도로 제시해 볼 것이다. 대강의 방법은 내가 개인적으로 공부하며 구성한 목차에 따라 이 책들을 동시에 읽어 내는 것이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특히 나에게는 이 방법이 가장 알맞는 것 같다. (한 권씩 각개격파 해보기도 했다)
이론연구자들에 따르면 혹자는 역교론이 학교현장과 동떨어진 이론적 논의에 불과하다고 비난한다고도 한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다르다. 역사수업을 진행할 때 스스로 성찰하게끔 만드는 그 무엇을 제공해 주는 것 같다. 일종의 메타인지같은 그 무엇이 있다.
좀 더 강조하면, 역교론의 일부 이론들은 역사학도들 모두가 반드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료나 텍스트를 보는, 역사를 이해하는 방법에서 이를 알고 모르는 사람의 차이는 클 것 같다. 이것은 역사하는 사람들에게 필요조건과도 같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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