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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살, 이제 막 시작하는 육아

역사하는사람 2023. 9. 23. 22:20

부모들이 가치관 교육을 놓아버렸지만 아이들은 매 순간 다양한 가치관을 접하고 받아들이고 있다. 그 과정을 통해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인간은 왜 살아야 하는지, 무엇이 옳고 그른지, 어디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지 배운다. 

부모 역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이에게 가치관을 전달한다. 부모의 생각이 아이에게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삶의 방식, 매순간의 선택과 반응이 아이에게 가치관으로 전달된다. 지금 우리는 부모로서 아이에게 무엇을 전달하고 있을까?

부모의 행동은 종합되어 아이에게 다가간다. 아이도 단순하지 않다. 단편적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전체로서 부모를 본다. 자기가 경험한 것뿐 아니라 주변 다른 사람의 해석에도 영향을 받는다. 다만 부모의 의도는 전달되지 않는다. 아이는 경험한 것만 느낀다. ... ... 아이가 부모인 나를 어떻게 느낄지 돌아봐야 한다. 아이의 경험 속에서 나는 어떤 존재인지 생각해야 한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한 가치관 교육이다.

간디는 이렇게 말했다. "내 삶이 곧 내 메시지다." 가치관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부모의 삶을 통한 교육이다. 한참 전에 어른이 되었고, 부모까지 되었지만 우리는 별다른 생각 없이 살아가고 있을 수 있다. 이제라도 자기 삶의 가치관을 돌아보고 바로 세워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 제대로 책임질 수 있다. 부모가 특별한 방향도 없이 이리저리 흔들리는 배라면 아이도 가치관을 만들 수 없다. 가치관이 없는 아이는 도덕적 관점도 흔들린다. 그때그때 유리한 대로 선택하고 살아간다. 무엇이 중요한지 알지 못하기에 왜 살아야 하는지도 알지 못한다. 삶을 지탱하는 깊은 뿌리가 없고, 삶의 방향을 이끄는 나침반도 없다 보니 동기부여를 하기 어렵다. 잘나갈 때는 그럭저럭 해내지만, 삶이 어렵고 안풀리면 무너지기 쉽다. 삶을 지탱하는 가치관은 어려운 순간에 우리를 붙잡아주는 힘이 된다.

왜 살아야 하는지, 무엇이 중요한지 부모의 삶을 통해 보여줘야 한다. 가끔 말로도 가르치겠지만 아이는 말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 말을 하는 부모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 삶을 보고 배운다. 아이 덕분에 조금 더 성숙한 사람으로 살아가려 하는 것, 더 나은 가치관을 갖추려 노력하는 것, 어찌 보면 무거운 과제고, 어찌 보면 뒤늦게 주어진 또 한 번의 성장할 기회다.

*책임감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고 그에 따른 결과를 책임지도록 하는 것. 아이의 책임감을 키워주는 가장 중요한 교육법이다. 이를 위해 부모는 결과를 아이가 정말 책임질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해서 선택의 자유를 줘야 한다. 아이가 바로 나쁜 결과를 맞을 수 있다면, 또 나쁜 결과가 그리 심각하지 않다면 부모는 쉽게 결정할 수 있다. 해보게 하면 된다. 그러나, 나쁜 결과가 한참 뒤에야 나오지만, 그 결과가 심각하고 돌이킬 수 없다면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어선 곤란하다. 결국 여기에는 부모의 가치관이 개입된다. 정답은 없지만 부모는 계속해서 아이에게 선택권을 줄지, 그래서는 안 될지 고민해야 한다. 그렇게 선택권을 주기로 했다면 아이가 그 결과를 책임질 수 있게 도와야 한다. 물론 부모가 잘못 판단해 아이에게 선택권을 준 것이라면 부모도 같이 책임져야 한다.

아이가 세돌이 되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자신이 하도록 해야 한다. 다섯 돌쯤 되면 아이에게 맞는 집안일을 하도록 해야 한다. 집안일은 모든 가족이 참여해야 한다. 아이와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러 같이 간다면 아이가 금속 캔이 든 봉지 정도는 들어야 한다. 아빠가 빨래를 갤 때 옆에 앉아 양말 제짝을 찾아주는 역할을 시켜도 좋다. 가끔 생각날 때 이것저것 시키지 말고 늘 같은 역할을 주는 편이 좋다. 아이가 더 크면 좀 더 그럴듯한 역할을 준다. 자신의 역할이 있고, 자신도 한몫을 한다는 느낌이 들도록 돕는 것은 아이의 책임감을 키울 뿐 아니라 자존감을 높이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부모가 스스로 주어진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이에 대해 아이에게도 말해야 한다. 그런 대화를 통해 아이에게 책임을 다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고 책임감이 행복을 느끼게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줘야 한다. 마찬가지로 아이가 자기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는 반드시 콕 짚어 칭찬해줘야 한다. 적절한 칭찬은 아이의 긍정적 행동을 늘리는 좋은 디딤돌이다.

*감사하는 아이

긍정적인 태도를 기르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은 아이에게 어린 시절부터 감사하는 마음을 심어주는 것이다. 좋은 일은 그냥 생기지 않고 좋은 행동 덕분에 생긴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아이가 부모를 돕는 행동을 하면 꼭 감사를 표현하자. 그러면 아이가 다시 좋은 행동을 할 가능성이 커진다. 아이는 감사하는 부모를 보고 배운다. 사람의 좋은 면을 보는 모습, 긍정적으로 타인을 대하는 모습을 보고 배운다. 아이와 세상이렝 관해 이야기 할 때도 긍정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 감사하는 말은 긍정적인 마음에 빛을 비춘다. 상처를 덫내지 않고 따뜻하게 덮어준다. 좀 더 나은 행동을 하고 싶은 마음을 만들어준다. 감사하는 마음을 지닌 아이는 세상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호의적으로 사람을 대한다. 적보다 친구를 만든다. 무엇보다 삶의 의미를 느끼기 쉽다. 지금 내 앞에 있는 작은 아이는 곧 자랄 것이다. 사춘기를 맞고 청년이 될 것이다. 세상을 왜 살아야 하는지 묻고, 삶이 자신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지 따질 것이다.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 아이라면 그런 질문에 쉽게 답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아이와 나누는 가벼운 감사의 표현이 아이가 안정적인 삶을 살도록 만들 수 있다. 부모가 꾸준히 실천한다면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줄 것이다.

 

*조절력

자기를 조절하는 능력은 아이들의 대인관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다른 사람이 자기 마음처럼 움직일 수는 없기에 인간관계는 불편한 감정을 만들어낸다. 이런 감정을 잘 처리하지 못하면 관계는 삐걱댄다. 공부는 더 말할 것이 없다. 당장 다른 것을 하고 싶은 마음을 참아야 하고, 지금 해야 할 일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불편한 감정이 들끓으면 우리의 주의는 감정으로 향한다. 감정을 잘 조절해야 학습에 에너지를 쏟을 수 있다. 자기조절능력 향상은 두뇌 기능과 관련이 있다. 만 3세가 되기 전에는 내면을 조절하는 기능이 아직 형성되지 않는다. 두뇌에서 조절력을 담당하는 전두엽 영역은 발달이 더디다. 세 돌이 지나서야 전두엽은 연결을 늘리고 각각의 연결은 정교해진다. 아이는 이때부터 자신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고, 들여다본 것을 말로 표현할 수 있다. 자신의 마음에 말을 걸어 다독이는 능력이 자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부모가 아이를 대하는 태도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환경이다. 이 시기에 스트레스가 높으면 아이는 스트레스를 처리하는 데 에너지를 쏟게 되어 조절력 발달이 더뎌진다. 생존을 위해 높은 긴장을 유지해야 한다면 조절은 불가능하다. 늘 경계하고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정서적으로 불편한 상황이라면 역시 아이의 조절력 발달이 늦어진다. 부모와의 관계가 나쁘거나, 아이에게 지나친 압박이 주어지는 상황이라면 아이는 조절력을 키울 여유가 없다.

이와 함께 '혼잣말하기'를 가르치면 좋다. 할 일을 말로 표현하는 것. 또한, 혼잣말의 다른 형태로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소리내 말하는 것. 가장 좋은 접근법은 평소 부모가 이런 혼잣말을 사용하는 것을 먼저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멈추고, 생각하고, 선택하기를 함께 연습하는 것도 좋다. 아이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면 "잠깐 멈춰!"하고 외친다. 그런 다음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이렇게 멈춰서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이유를 알게 되면 대안적 행동을 생각하여 아이로 하여금 다른 행동을 선택할 수 있도록 안내하자. 야단만 치기보다 이 과정을 거치면 아이가 자기를 조절하는 힘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