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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에 관하여>(임경선)를 읽고

역사하는사람 2016. 6. 24. 21:37


"젊을 때 성실하게 애쓰고 노력하는 것은 기초 체력 쌓기 같은 거라서 몸과 정신에 각인될 수 있을 때 해놓지 않으면 훗날 진짜로 노력해야 할 때 노력하지 못하거나 아예 노력하는 방법 자체를 모를 수 있다. 잘될지 잘되지 않을지 모르지만 젊은 시절 최선을 다해 노력했거나 몰두한 경험이 없이 성장해버리면 헐렁한 어른이 되고, 만약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했을 때 '이건 나의 최선이 아니었으니까'라며 마치 어딘가에 자신의 최선이 있다고 착각하면서 스스로에게 도망갈 여지를 준다.

...... 노력하면 바라는 모든 것을 이룰 거라고 장담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최선을 다한 사람에게는 적어도 최선을 다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그 나름의 보상이 주어진다. 게다가 열심히 노력하는 일은 주저앉아 한숨만 쉬거나 세상을 원망하거나 나를 놔버리고 자기혐오에 빠져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즐겁고 신나는 일이다.
... 그렇게 조금씩 걸어나가는 일, 건전한 야심을 잃지 않는 일은 무척 중요하다. 결국 열심히 한 것들만이 끝까지 남는다. "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가장 깊게 공감할 수 있었던 단락이었다. 어찌나 마음 속에 울림을 주던지,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고 되내어 봐도 향기가 가시질 않는다.

텍스트를 받아들이는 것은 결국 독자의 몫이고 독자는 각자의 경험을 토대로 나름의 해석을 한다. 그래서 글은, 글을 모은 책은 아마도 인간이 살아 있는 한 절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저자 임경선은 마땅히 '작가'로 불리는 것이 '모자랄 정도'로 나는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분명 이 책은 20대인 내가 앞으로 삶을 대하는 방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 같다. 나는 헐렁한 어른이 되기 싫고, 최선을 다해 사는 삶은 한 순간도 버릴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성실함이 마치 클리셰처럼 여겨지는 현대는 특히나 청년들을 더욱 비참하게 몰아세우고 있는 것 같다. 지금 이 시대도 결국 다수의 누군가가 성실한 노력으로 만들어 놓은 것 아닌가.

인생은 짧다. 우리 할아버지께서 작고하시기 직전에 아버지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인생사.....잠..깐이네~.."

어찌나 가슴이 먹먹하던지...

우리는 그저 주어지는 하루하루에 감사하며 최선을 다해 살고, 곁에 있는 사람들과 즐겁고 행복하게 지내는 것 밖에는 별 도리가 없다.

기껏해야 나는 한 세기를 채 살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