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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하는사람 2020. 7. 21. 22:37

벌써 7월 4주차다.
코로나19 여파로 학교는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유례없는 개학 연기에서부터 온라인 수업, 격주 등교까지.
각종 행사는 물론이고 방과후수업, 수련활동, 수학여행, 교원 평가의 중단까지.. 일상 수업에서도 모둠 활동은 전면 지양되고 모두 시험대형으로 앉아
일제식 강의 수업을 듣고 있다. 학생들은 늘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업을 듣고 일상 생활을 하고 있으며, 급식소에서도 한 자리씩 띄워 앉아 조용히 밥을 먹고 나간다.
하지만, 쉬는 시간에는 교외에서 즐겁게 서로 이야기하며 활력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는 듯하다.
교사인 나로서는 솔직히 지금 이 상황이 좋다.
적당한 거리감이 있는 교사와 학생간의 관계.
지나치게 교사 개인의 삶 속으로 들어오지 않는 학생과 그런 분위기가 나는 솔직히 반갑다.

수업 연구와 개인 전공 교과 공부, 연구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서 좋다.
지나친 학교 모임, 회식 따위가 없어서 좋다.
가정에 집중하고, 취미 생활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있어서 좋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 상태가 지속되진 않을 것 같다.
인간은 늘 그래왔듯, 해결 방법을 찾아 진보해왔으니까.

다시는 오지 않을 지금 이 소중한 시간들을, 이런 여건과 상황 속에서 온전히 즐기며 최선을 다해 보내고 싶다.
나는 올해가 실무 경력도 제법 쌓은 만큼, 이론 공부의 깊이를 더하여 임용시험에 합격할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스스로에게 너무 큰 부담감을 주지는 않으련다.
정말 열심히 한 만큼, 그것이 꼭 결과로 이어지리란 법은 없다는 걸 지난 경험을 통해 배웠으니까.
그렇다고 노력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그저 주어진 시간에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고, 주변의 다른 것도 등한시 하지 않으며,
일희일비하지도 않은 채 중심을 잡고 싶다.

와이프도 마찬가지.
이런 힘으로 앞으로 남은 삶을 살아가면 어떨까?
하나를 끝내면 또 생각지도 못했던 더 큰 것들이 기다리고 있는 불가사의한 삶에서 나 자산만이라도 중심을 잡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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