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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각

겨울 방학 중 육퇴 후 새벽

역사하는사람 2023. 1. 17. 01:40

세 살 아들을 온전히 내 힘으로 재웠다.

아내가 약간의 감기 증상이 있어 평소와는 달리 내가 아들 밤잠을 전담한 셈이다. 

지금껏 아들과 많은 상호작용을 하며 놀았다고 자부한다. 늘 내게 달라 붙고 방방뛰며 방긋방긋 반응해 준다. 더욱이 엄마라는 단어보다 아빠라는 말을 더 많이 내뱉는다. 그러나 밤잠을 잘 때 만큼은 엄마 품이 좋았는지, 밤잠 투정은 여간해서는 내가 다독일 수 없었다.

... 아니 노력을 안 했던 것 같다고 오늘 결론을 내렸다..!

엄마가 집에 없으면 충분히 울지 않고 나 혼자 재울 순 있지만, 같은 공간에 엄마가 있다면 잠투정이 심한 아들이다. 그러나 오늘은 내가 작정하고 아들을 재우길 시도했는데, 10분 정도 만에 곯아 떨어지게 만들었다. 너무 뿌듯했다. 

어느 육아 서적에선가 티비 프로그램에서 본 것 같은 정보로는, 아이는 잠들기 직전의 상황과 기분을 기억한다고 하는데 오늘처럼 잠들기 전 10분 정도를 잠투정으로 울리는 게 맞나 싶다. 내일은 다른 방법으로 재워볼 생각이다.

***

지금은 새벽 1시 30분. 방금까지 자료만 쌓아 두고 미뤄두었던 교과세특을 조오금 썼다. 

너무 모든 학생들에게 1500자를 꽉꽉 채워서 잘 써주려고 하다 보니 아예 처음부터 하기가 싫어졌던 거다. 작년까지는 그랬지만.. 이번부터는 적당히, 정말 진솔하게 잘한 놈은 유념해서 고심을 더해 잘 적어주고, 대충한 애, 적당히 한 애, 안 하고 싶은데 억지로 구색만 갖추려고 한 애는 그냥 있는 그대로 순화된 언어를 최대한 사용하여 작성해 주고자 한다. 

내가 적는 몇 줄의 문장이 이 아이들의 입시에 큰 당락을 좌우하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아직 우리 학교는 종합전형에서의 특색 있는 프로그램과 구조적인 체계가 갖추어져 있지 않다 보니, 나의 개인적인 노오오력이 빛을 발하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간단하고 명료하게, 스트레스 받지 말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자~~ 그렇게 지금 이 순간을 허무하게 흘려 보내지 말고 즐기며 살련다. 생기부 교과세특 스트레스는 비담임에게는 아무 것도 아니다!  이번 주에 다 마무리 하고, 설 연휴 이후엔 읽고 있던 책들 다 읽고, 읽은 책은 독서 노트에 정리한 후 내년 수업 준비를 해 나갈 거다. 그리고 짜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미루어 두었던 한문 공부도 계속해야지. 

그리고 읽고 싶은 책은.. 당분간 그만 사고 도서관에서 좀 빌려 봐야겠다. 책 욕심이 많아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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