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각

기록하려 노력하는 중

역사하는사람 2021. 12. 2. 22:22

다사다난 했던 2021년의 막달을 보내면서, 이제부터라도 기억을 더듬고, 최근에 있었던 일을 기록하려 노력하는 중이다. 힘들었던 시간들이 거의 다 지나가고 있는 중인데, 올해는 많은 업무를 맡아서 정말 힘들었다. 지금은 방전이 되어 아무 의욕도 없는 상태다. 

요즘 가끔은 후회를 한다. 그리고 내가 지금 있는 이 곳을 원망하며 자주 비난하곤 한다. 리더십이 부재한 학교장, 건성건성 듣고 대뜸 큰소리치는 교감, 중간 이음새 역할과 교통정리를 잘 못하는 것인지 일부러 안 하는 것인지 그 심중을 파악하기 힘든 우리 부장, 자기 일처리 하기 바쁜 다른 부장들, 그 속에서 편안하게 그리고 조용히 지내면서 방관하는 연식이 오래된 사람들. '나만 아니면 되지, 그런건 내가 할 일이 아니야'가 느껴지는 부동의 기간제들. 오랜 힘듦으로 체념한듯 하기 까지 보이는 중년의 괜찮은 선배교사가 내게 보내는 지긋한 시선이 그나마 위로가 되고 있다. 

나는 짧은 인생을 살아오면서, 남들은 쉽게도 가는 것만 같은 길을 모두 돌고 돌아 힘들게 걸어가고 있는 것 같다. 공부도 그렇고, 군대도 그렇고, 직장과 일에서도 그렇고. 글쎄, 누군가가 들으면 복에 겨운 소리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지금껏 성취하고 걸어온 길들은 모두 힘들게 얻어낸 것들이었다. 당시에는 나름대로 정말 최선을 다한 것의 결과였으니까. 그리고 나는 그때 알았다. 최선을 다 한다고 해서 반드시 꽃길이 보장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나는 이타심이 없는 사람들이 싫다. 먼저 배려하고 들어가지만, 이 호의가 권리인 걸로 착각하는 사람들에게는 화가 난다. 자신의 편협한 사고로 남을 함부로 판단하고 말을 세게 내뱉는 사람들을 혐오하는 편이다. 나는 성인군자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이들을 보고, 만나고, 말을 섞을 때가 있노라면 스트레스가 쌓인다. 그래서 자리를 뜨는 편이다. 가끔 견디기 힘들 정도면 대놓고 말하는 편이다. 내가 상처받고 힘들기 싫기 때문이다. 

겉으로 열심히 하는 척하고, 다른 이들의 동정을 구하기 위해 이러쿵 저러쿵 말을 내뱉는 사람을, 나는 비겁한 사람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당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변 경종을 울리며 본질을 흐리려고 하는 사람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말 할 수 있는 부분을 뭉뚱그려 표현하고 얼버무리는 것을 증오한다.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우왕좌왕하게 되기 때문이다. 

내가 너무 큰 걸 기대하는 걸까? 드라마/만화 미생에서 오과장을 내 상사로 만나기를 꿈꾸는 것이 말이다. 이전 직장에서 만난 그 선배는 분명 오과장과 같은 멋있는 사람이었다. 군대에서, 사회의 첫 직장에서 좋은 지휘관과 선배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이 내 인복이라면, 올해 나의 두 번째이자 앞으로 마지막이 될 직장에서 과연 오과장은 존재할까?